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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간다"

2007. 8. 17. 23:36 | Posted by 이누이트

불완전하고 불안한 사랑이 집착으로 변하면 남는 것은 상처와 후회뿐이다.

사랑을 게임이라고 했을 때, 이기는 건 누가될까?

아마도 그건 상대방보다 조금이라도 덜 사랑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사랑의 주도권을 이기는 것이라고 했을 때, 항상 덜 사랑하는 사람이 주도권을 쥐게 마련이다.

그래서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항상 불안하다.

언제 상대방이 떠나버릴지도 모르기때문에.

그래서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표현하고 더 많이 주고 그러다보면 어느새 상대방은 부담스러워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더욱 더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 표현하려하고...

사랑은 어느새 집착으로 변질되어 버린다.

유지태와 이영애가 그것을 잘 보여주지 않는가.

항상 불안해하며 흔들리고 어긋나기 시작하는 사랑이 서서히 본질을 잃고서 집착으로 변해가기 시작할 때, 결국은 갈림길로 들어서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상대방의 장점보다 단점이 더 잘보이기 시작하는 순간 사랑은 흔들리고, 슬슬 어긋나기 시작하는 거다.

아무리 천리만리길을 한밤중에 한달음에 달려와서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외쳐대도 돌아오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 뿐일거다.

한번 어긋나기 시작한것을 바로잡으려하면 할수록 상대방은 더 멀리 가버리려 한다는 것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

사랑을 지키려는 노력이 사랑을 더더욱 빨리 끝장내버리는 것임을 왜 그때는 몰랐는가.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이라는 게임에서는 사랑의 크기와 이기고 지는 것은 반비례한다.

왜그럴까?

그것은사랑이 루저스 게임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토크쇼에서 소개되었던 얘기처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서로 지려고 할 때, 그 사랑은 오래 유지가 된다고 나역시도 생각한다.

어느 저녁에 있었던 모임에서 언뜻 이해하기 힘든 얘기를 들었던 적이 있다.

40대 초반인 선배 한분의 동창 부인이 상을 당해서 가봐야 된다고 하셨는데, 부인 상당한 경우에는 남편에게 위로가 필요없다는 거다.

내가 왜 그런지 이유를 물었더니 "아니, 장가한번 더가는데, 좋지 않겠냐?" 고 하시며, 원래 남자들 부인이 상을 당한 경우는 조사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참...사랑이란 것에 대한 아련한 환상같은 것이 완전히 조각나는 순간이었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을 할 경우 대개는 남자가 먼저 접근하고 여자가 자신에게 접근하는 수많은 남자들중에서 취사선택을 함으로써 이뤄지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알고있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내 경우를 말하자면 사실 솔직히 먼저 용기내서 과감하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여성에게서는 매력을 느끼기가 힘들다.

내가 "대쉬" 한 여성에게서 "나도 동감이야(Ditto)" 라는 것과 난 솔직히 모르고 있었는데, 상대편에서 먼저 "오래전부터 좋아하고 있었어요..." 라며 솔직한 감정을 용기내서 고백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후자의 경우는고백을 받아서 기분이 좋다기보다 사실 당혹감을 느끼게된다.

마음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거나 전혀 마음을 두지 않았던 곳에서 나를 향하는 마음에는 당황이 된다는 거다.

그렇다면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여성들은 어쩌란말인가?

그사람이 대쉬하기만을 홀로 손가락이나 빨면서 기다려야하나?

물론 요즘은 예전과 달라서 여성들도 직접적으로 의사표현을 하기도 하고 욕망을 직접적으로 과감히 드러내기도 하지만, 그래도 은근함이 주는 매력이 직접적인 것보다는 낫다.

그렇다. 은근히 풍기라는 거다.

"난 당신에게 관심이 있어요" 라는 뉘앙스를 은은하게 상대방이 알듯말듯 교묘하게 흘리는 여우의 기지를 발휘함으로써 아마도 원하는 남자를 서서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유혹이라는 건데, 여자의 유혹에 남자가 어느새 사랑에 빠져버렸다는 착각에 대쉬를 하면 드디어 여성은 못이기는척 자신의 값어치를 높이며 원하는 것도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를 누릴 수 있는거다.

"봄날은 간다" 에서의 이영애는 절대 "대쉬" 를 하지 않는다.

그저 "라면 먹고 갈래요?" 라며 은근히 유혹을 할 뿐이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유혹이 호감이 되고, 그것이 사랑으로 발전하고 결국에는 쓰디쓴 잔인한 이별이 될줄 그 누가 알 수 있을까?

항상 적당히 사랑하자.

자기만 사랑하지 말고, 상대방에게도 사랑할 틈을 줘라.

혼자만 사랑하고, 혼자만 그 사랑을 계속해서 표현하다보면 당사자는 지칠것이고, 상대방은 부담스러워서 서서히 사랑이 어긋나게 될지니.

사랑은 일방통행이 아님을 쓰디쓴 이별이라는 수업료를 내고서야 깨닫게 되고 싶지 않다면, 적당히 사랑하자.

아무리 열병같은 사랑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엔 시간이 약이고, 돌이켜보면 당시에 그랬던 자신이 우습기까지 하잖나.

그녀의 모든 것을 지우고, 그녀에 대한 마음까지 지워버린 다음에는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되더라도 담담해질 수 있으니까.

마음이 떠나버린 후에는 다시 쉽게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다.

얄미운 여우 이영애에게 유지태가 멋지게 "난 이제 당신을 잊었어요. 더이상 당신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라는 복수를 해줬음에도 후련함보다는 끝내 서로 이어져서 완성되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아련함과 쓸쓸함이 느껴졌다.

아직도 사랑을 포기하지 않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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